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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달라도 다함께/다문화, 해외서 배운다]덴마크의 통합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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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
4542 |
등록일 |
2009/11/30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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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1 동아일보]
[달라도 다함께/다문화, 해외서 배운다]<8>덴마크의 통합정책
고용-교육-주택 등 6개분야
수치로 계량화 다각적 노력
자국민과 격차 줄이기 성과
덴마크 코펜하겐 시의 이주민 통합정책을 설명하고 있는 코펜하겐 시 고용?통합국의 루네 푸고르 통합정책실장. 코펜하겐 시는 이민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6개 영역에서 이민자와 원주민의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뒤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195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이민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북유럽의 복지국가 덴마크는 이민자들을 자국민들과 통합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덴마크의 수도인 코펜하겐 시는 고용과 교육, 주거 등 이민자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분야에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자국민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 이민자 방치는 국가 복지수준 저해
덴마크는 대표적 복지국가이지만 이민 수용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이민자의 4분의 3 정도가 사회복지제도의 혜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못하는 이민자가 증가할수록 복지 비용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2001년 치러진 선거를 ‘이민 선거’라고 부를 만큼 이민은 정치적 논란거리였다. 당시 선거를 통해 자유주의?보수 성향의 정부가 들어섰고, 이후 복지 비용 부담이 큰 가족상봉 이민을 어렵게 하고, 저숙련 노동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됐다.
또 덴마크는 필요한 직업군의 이민 시 가산점을 주는 ‘포지티브 리스트’ 제도를 운영해 숙련되고 우수한 인재를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주민과 원주민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의 다문화 관련 통합지표를 소개하고 있는 코펜하겐 시의 홈페이지.
특히 최근에는 젊은 이주민이나 이주민 자녀들의 통합과 관련된 이슈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원주민에 비해 학교 중퇴율이 높고 수학 독해 등에서 낮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또 취업률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덴마크 난민?이민?통합부의 헨리크 쿠스고 통합실장은 “학교를 다니는 데 제도적 차이는 없지만 이주민 부모들은 원주민에 비해 자녀에 대한 지원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고, 이 때문에 격차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덴마크 정부는 높은 사회복지 수준을 유지하기를 원하는데 밀려드는 이민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민자들에게 직업을 갖도록 하는 등 이들을 성공적으로 적응시키는 것이 결국 덴마크 전체의 복지수준을 높이는 길”이라고 말했다.
○ 정량적?구체적 목표 설정
파키스탄 이라크 모로코 등 비유럽권 출신 이민자 비중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코펜하겐은 이주민과 원주민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코펜하겐 시는 고용, 교육, 주택, 사회안전망, 문화?여가활동, 건강 등 6개 분야에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뒤 이민자와 원주민 간 격차를 줄이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또 각 분야의 하위 지표를 만들어 세밀한 분야까지 차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2005년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이주민과 원주민 간의 취업률 차는 20% 이상 벌어졌다. 이 때문에 코펜하겐 시는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이민자의 취업률을 10%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한 뒤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 결과 2006년 11월 54.8%였던 이민자의 취업률은 △2007년 6월 56.4% △2008년 2월 59.4% △2008년 8월 59.9% △2009년 2월 62.3% 등 단계적으로 상승했다. 코펜하겐 시는 이런 수치를 바탕으로 고용 분야에서의 통합 지표를 ‘긍정적인 발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고용 분야에서 전체 이민자의 취업률 이외에도 여성 이주민의 취업률, 남성 이주민의 취업률, 공무원이 된 이주민의 비율 등을 하위 지표로 설정해 각 분야에서 이민자와 원주민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코펜하겐 시는 교육 분야에서 2014년까지 이주민과 원주민의 차이를 완전히 없앤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원주민 학생 평균은 6.36점이었던 데 비해 이주민 학생들은 5.78점으로 0.58점의 차가 있었다. 이는 2007년 0.63점 차가 났던 것에 비해서는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2006년의 0.47점 차에 비해서는 오히려 늘어났다. 코펜하겐 시는 교육 분야에서는 ‘진전 없음’으로 평가했다.
이런 방식으로 코펜하겐 시는 고용, 주택, 사회안전망 분야는 ‘긍정적인 발전’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고 교육, 문화?여가활동, 건강 분야는 뚜렷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6개 분야 중 ‘후퇴’한 분야는 없었다. 코펜하겐 시 고용?통합국의 루네 푸고르 통합정책실장은 “6개 분야에 초점을 맞춰 모든 영역에서 목표를 특정하고 계량화한 뒤 끊임없는 모니터링을 통해 통합의 정도를 높여나가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대 사회학과 설동훈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민자 자녀의 학교 중도포기율, 학업성적 등을 면밀히 측정해 한국인 자녀와 비교한 뒤 그 격차를 줄이고 궁극적으로는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단계적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펜하겐=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