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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多文化 한가족 시대-2부 다 함께 살아요]'한국 배우기' 클릭으로 OK - 게시글 상세보기
[세계일보] [多文化 한가족 시대-2부 다 함께 살아요]'한국 배우기' 클릭으로 OK
작성자 관리자 조회 3975 등록일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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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버스 타는 것도 두렵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가는 일도 어렵지 않습니다.” 2005년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탄다니(24·제주시 조천읍)씨는 요즘 살맛이 난다. 그토록 어렵게만 느껴지던 한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면서 대형 마트에 가는 것도 망설여지지 않고, 병원에서 접수하고 진찰받고 진료비를 내는 것도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척척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다니씨도 온라인 교육인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을 알기 전까지는 다른 결혼이주여성처럼 한국어를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처럼 생각했다. 가족을 통해 한국어를 배워 간단한 의사소통은 가능했지만, 혼자서 쇼핑을 하거나 보건소 등 관공서에는 갈 수 없었다.

 

◇경북 구미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아기를 업은 한 결혼이주여성이 지원센터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인터넷 ‘다문화가정 e-배움 캠페인’ 사이트에 접속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한국디지털대학교 제공

지난해 3월 아동양육지도사를 통해 e-배움을 소개받았을 때 탄다니씨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처럼 느꼈다. 탄다니씨는 게임으로 한글 자판을 재밌게 익히면서 한국어 강의를 들었다. 5개월간 노력 끝에 수료증을 받은 탄다니씨는 가족의 축하도 기뻤지만 ‘어려움을 이기고 해냈다’는 생각에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 한다.

한국어를 더 많이 배워 아르바이트도 하고, 운전면허증도 발급받고 싶다는 탄다니씨는 “e-배움은 좋은 한국어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결혼이민자의 사회 적응과 활동을 돕기 위한 한국디지털대학교의 ‘e-배움 캠페인’이 호평을 받고 있다.

e-배움은 14만명에 달하는 결혼이민자들을 한국 사회에 쉽게 적응시키기 위해서는 말과 풍습 등과 관련한 교육이 필요하지만, 이들을 한 장소에 모아 놓고 교육을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한국디지털대는 2007년 2월 포스코의 재정 지원을 받아 한국어·문화 교육뿐만 아니라 다문화가족 구성원 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국어·문화 교육도 무상으로 지원하는 e-배움을 선보였다. 출범 당시에는 경북 구미시와 전남 담양군만 서비스를 제공하다 같은 해 8월 경북·전남 45개 시·군으로 확대했고, 2008년부터 전국으로 보급됐다.

e-배움은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한국어·문화 교육과 한국인 배우자를 위한 교육, 자녀를 위한 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다문화가족은 인터넷 홈페이지(http://ecamp.kdu.edu)에 접속해 주민등록번호 없이 회원가입을 한 뒤 고유번호를 받아 입장하면 된다.

한국어·문화 강의는 초기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일본어, 몽골어, 태국어 등 7개 언어로 진행된다. 올해는 러시아어와 캄보디아어 등 2개 언어가 추가로 서비스된다.

이용자는 초기 화면에 뜨는 각 나라 국기를 클릭하면 모국어로 설명을 들으면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다. 한국어는 입문부터 한국어 1·2·3·4·5 등 수준별로 제공돼 자신의 실력에 맞게 공부하면 된다.

강의 내용은 베트남에서 시집온 결혼이민자가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등장해 생활 회화뿐 아니라 자녀 교육문제, 직장생활, 귀화, 이직 등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으로 구성됐다. 

각 강의는 강사의 음성과 함께 자막으로 볼 수 있고, 자신의 목소리를 녹음한 뒤 즉석에서 확인할 수도 있다. 

한국인 배우자를 위한 교육은 다문화가족 구성원들이 사돈댁 언어와 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베트남어와 문화 1·2’를 제공 중이며, 올해부터는 ‘필리핀어와 문화 1·2’도 서비스된다.

한국어를 쉽게 배우고,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e-배움의 가입자는 2년 만에 2만6000명을 넘어섰다. 국적별로는 베트남이 7646명으로 가장 많고, 한국(7289명), 중국(3822명), 필리핀(2139명), 일본(1000명)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어 수료자도 2007년 941명에서 지난해 2446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6월 베트남 신부 쩐티미수엔(23)씨를 맞은 박성국(41·충북 옥천읍)씨는 “비싼 수업료를 내지 않고도 한국어와 베트남어를 공부할 수 있어 좋다”며 “특히 서로 언어를 하나씩 가르쳐 주면서 공부하다 보니 부부의 정이 새록새록 돋는 것을 느낀다”며 환하게 웃었다. 

신진호 기자 ship6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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