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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다문화가정 자녀 위한 대안학교 늘릴 것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3746 |
등록일 |
2010/03/10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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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자녀 위한 대안학교 늘릴 것
한국다문화센터 공동대표 보선 스님
◆ 다문화강국 레인보우 코리아 ◆
"신라 왕족 성씨(姓氏)인 김해 김씨는 인도에서 왔다고 알려진 허 황후 자손이지요. 우리나라는 넓게 보면 삼국시대부터 사실상 다문화 국가였던 셈입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보선 스님의 인자하고 소탈한 미소에서 최고위직 종교지도자에게 당연히 있음 직한 권위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보선 스님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정책과 사회적 관심 환기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다문화센터 공동 대표를 맡고 있다.
1994년부터 전남 해남 대흥사 시무 시절 이국 문화에 힘겹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 주부들을 모아 명절 때마다 떡국을 끓여 먹이고 전통 풍속에 대해 알려준 것이 인연의 첫 발이었다.
보선 스님은 "대흥사 인근에 외국 여성과 결혼한 농촌 총각이 많아 자연스럽게 다문화 가정과 어울리게 됐고, 다문화 문제가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매일경제신문과 법무부, 한국다문화센터의 다문화 온라인 멘토링 협약식에 참석했던 그는 축사를 통해 "다문화는 다른 나라 이주자를 대하는 문제가 아니라 바로 우리 내부 문제"라고 설파했다.
"과거 일자리를 얻기 위해 미국 하와이로 이주한 동포들이 현지인과 결혼해 아이를 가진 뒤에는 귀국할 엄두를 못 내더군요. 아이들이 한국에 갔을 때 당할 차별을 생각하면 도저히 돌아올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한국은 이민족이나 혼혈아에 대한 배타성이 강한 나라임을 우리 스스로 의식 속에서 시인하고 있다는 뜻이다.
보선 스님은 "올해 전국적으로 실시하게 될 다문화 가정 자녀에 대한 온라인 영상 멘토링 사업뿐 아니라 다문화 대안학교 건립에도 전력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문화 대안학교란 다문화 가정 어린이들이 언어 장벽과 대부분 경제적으로 곤궁한 가정 형편으로 도중에 학업을 그만두는 사례가 많아 이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맞춤형 교육시설이다.
그는 "서울 근교에 지으려는 첫 번째 대안학교는 땅값 등 비용 문제로 추진이 여의치 않다"며 "조계종이 갖고 있는 터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종단에 협조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국에 걸쳐 제2, 제3의 다문화 대안학교를 지어 해당 지역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역적 구심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또 보건복지가족부와 연계해 공공근로 일환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다문화 가정 주부들에게 우리 말과 풍습을 가르치는 사업도 추진할 생각이다.
보선 스님은 "자비와 박애에 기초한 다문화 정책을 통해 한국이 문화적 포용성을 높이고, 아시아의 문화적 허브 기능을 하게 될 개방적이고 유연한 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