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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사람들> 다문화아동 무료 교육하는 박정숙씨
작성자 관리자 조회 3564 등록일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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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8.8 연합뉴스]

'대장금' 출연한 방송인..문화.예술 가르치는 '호프 키즈' 운영



"다문화 지원 사업은 일회성 프로젝트로 접근하기보다는 지속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문정왕후 역을 열연했던 방송인 박정숙(41) 씨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무료로 문화예술교육을 해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박씨는 2008년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호프 키즈(HOPE KIDS)'란 이름으로 APEC 회원국 출신 다문화 아동을 대상으로 문화체험캠프를 연 데 이어 지난해부터는 '호프 키즈'란 이름의 상설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호프 키즈'는 클래식 음악교육, 체육영재 발굴 프로그램, 창의력 영재교육, 전통문화체험, 용인외고와 명덕외고 학생들이 멘토로 자원봉사하는 '찾아가는 공부방'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프로그램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되기 때문에 박씨는 호프 키즈 운영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우선 운영비는 박씨가 설립한 문화컨설팅회사인 '아시아트레져네트워크'가 충당하고 있다. 또 그가 ㈜하늘교육의 CF 모델로 활동하는 대신 하늘교육 측에서 학습지를 지원하고 있다.

예술의 전당, 미술교육 업체 리틀다빈치, 서울예술종합학교, ㈔하나를위한음악재단 등 알음알음으로 인연을 맺게 된 기관과 단체에서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사회적 통합을 가로막는 이질감을 없애주기 위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문화.예술 교육을 하고 있다"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공부를 통해 성적이 오르고 자신감을 느끼게 되면 자연스럽게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다문화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미국 유학 생활에서 경험했던 받았던 문화적 차별 때문이다.

그는 대장금의 인기를 뒤로하고 2004년 홀연히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선 유명한 여성 방송인이고 미국에선 명문대를 다니는 재원이었지만, 문화적으로 낯선 미국 사회에서 적지 않은 소외감을 느끼게 됐다고 박씨는 전했다.

집을 빌리거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일상에서 미국인과 맞부닥치는 일들이 자주 생겼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 일상의 규범이 달라 발생하는 오해가 컸다"며 "단지 서로 다를 뿐인데 내가 틀렸다거나 후진적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서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2007년 한국에서 벌어지는 아시아 여성들의 '매매혼'을 꼬집은 뉴욕타임스의 머리기사였다.

당시 그는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한류 인 아시아(Hallyu in Asia)'를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의 기획을 제안하고 이 심포지엄에서 기조발표를 하며 '한류'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던 때였다.

또 미국 의회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도록 촉구하는 홍보활동에도 동참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한류 드라마를 통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고 한국인과 결혼하지만 실제 한국에서는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는 기사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는 "당시 신문 보도를 읽곤 머리가 복잡했다"면서 "한국에 돌아가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해 봉사해야겠다고 마음을 바로 그때 먹었다"고 말했다.

벌써 3년째 다문화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 그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한국사회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이 일회성으로 그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집중적인 관심을 보였다 관심이 없어지면 그것이 다문화 가정에 상처를 줄 수 있다"며 "너무 뜨겁지 않게 지속적으로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이런 측면에서 '호프 키즈'를 재단법인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언제까지 자신의 회사에서 번 돈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는 "나중에 '호프 키즈는 역시 다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이 프로그램에서 공부한 아이들이 자라서 엄마 나라의 한국대사로 나가는 사례도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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