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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다문화와 소통합시다> 가사분담과 취업 |
작성자 |
관리자 |
조회 |
3263 |
등록일 |
2010/07/21 |
첨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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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7.11 연합뉴스]
결혼이민 여성이 한국에서 남편을 비롯한 시댁식구와 일차적으로 겪는 갈등 중 하나가 가사분담과 취업 문제다.
한국인 남편은 아내가 집에서 가사를 전담해주길 원하지만 결혼이민 여성은 바깥 일을 하고 싶어하고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길 바라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여성은 성 평등 의식이 높아 남자가 집에서 요리나 청소 등을 하는 것을 당연히 여겨, `집안일은 여성의 몫'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 남편과 자주 갈등을 빚곤 한다.
또 결혼이민 여성이 남편과 나이 차가 많이 나고 이들이 유교적 전통이 강한 농촌에 주로 거주하는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하기도 한다.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경우라면 이는 부부간 문제에서 '집안일 안하는 게으른 며느리'와 '잔소리가 심한 시어머니'간의 고부갈등으로 번지기까지 한다.
여기에 결혼이민 여성의 취업문제까지 겹치면 갈등의 양상은 한층 복잡해진다.
한국으로 오는 결혼이민 여성은 대개 취직해 돈을 벌길 원한다. 이들이 주로 저소득 계층의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경제적으로 어려운 탓도 있지만 고향의 부모를 금전적으로 도와 주고 싶어하는 측면이 크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이국 땅으로 시집온 이들이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서 그 부를 친정식구와 나누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
하지만 한국인 남편과 시댁식구들은 결혼이민 여성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에 익숙해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가정에만 있기를 바라고 있다.
심지어 일하고 싶어하는 외국 부인에 대해 한국인 남편은 '결혼보다 돈 벌려고 나와 결혼한 것인가'라는 의심까지 하는 일도 있다.
일부 결혼이민 여성은 바깥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집안일에서 아예 손을 놓는 '태업'을 벌이거나 시댁식구들의 눈을 속이고 '몰래바이트'를 하다가 걸려 양측간 골이 깊어지기도 한다.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 다문화가족지원팀 김세정 씨는 "결혼이민 여성의 가사분담과 취업문제는 가정폭력과 함께 다문화 가정이 주로 상담을 해오는 문제"라며 "남편을 비롯한 시댁식구들은 결혼이민 여성의 문화적 배경과 처지를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